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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away/4days +

20010730 일지

2001.07.30

비 맞다가 오후에 그침
가산면~법원읍 약 35km
준, 흙, 현
-교육청 연수원 (경기도 파주시)
 
  지금 시각 새벽 02:25 관리자분께 근 두시간 동안 인생에 대해 얘길 들었다. 다리는 걸을 때 보다 더 삐그덕 거리고 방으로 돌아오는데 안그래도 비로 인해 어제 신은 양말과 신발을 그대로 착용하고 거기다 또 비를 맞으니 띵띵하게 발이 불어서 인간의 발 형상이 아니었는데 이젠 다리 전체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비가 갑자기 많이 온다. 내일도 비가 오려나? 마지막 날인데, 더 이상 비가 안왔으면 하는데 어떻게 될지. 왜 우린 어디로 입성하는 날만 되면 비가 올까. 부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거제시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아침에 일어나기 전 새벽 뜬금없이 읍사무소 직원 한분이 우릴 깨우시더니 다시 자라고 한다. 아무리 무료로 재워 주시는 거라지만 우리에게 잠은 약과 같은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장난을 치시다니. 경기도 지역은 비상이라 많은 분들이 밤을 새우셨는지 아침에 사무실을 보니 모든 분들이 다 나와 계셨다. 간밤에 비가 무지막지하게 왔는데도 직원분 말을 들으면 적게 온것이란다. 도대체 얼마가 와야 많이 오는 걸까.
 비가 조금씩 내리고 우린 법원까지 직진으로 가는 길을 알아내고 공장지대를 지나 회천의 언덕길을 지나는데 안에 내용물이 들은 음료수가 세 개 정도 길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떨어져 있던 미란다를 현이 줍더니만 '거지'처럼 마셨다. 흙도 얻어 먹는데 난 아직 그정도는 아니었다. 정말 거지 같았다. 나도 보통 길에 떨어져 있으면 마셨겠지만 이상한 기름이 흘러 다니는 곳에서 주운 그것은 예외였다.
 언덕을 넘어 점심은 중국집에서 먹었는데 속이 얹혔는지 하루 종일 고생했다. 약국을 찾지 못해 가스 활명수도 마실수없었다. 억울해. 중국집에서 아주머니의 커피서비스를 받고 출발 했을 때, 점차 날이 개고 잠시 후엔 반짝이는 푸른 하늘을 볼수 있었다. 우비는 눅눅했다.
 많은 공장들, 여행하는 중에서 가장 공장을 많이 본 것이 경기도 같았다.
  법원에 도착하여 우선 쌀을 사는데 지나가시던 아주머니께서 불쌍하시다며 만원을 주셨다. 고맙게 받았다. 공돈이라 반찬을 푸짐하게 사기로 했다. 읍사무소에 가니 비상이라 재워 주실 곳이 없다며 교육청 연수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가보라 하셔서 가는데 가까운 거리인줄 알고 봤더니 30분 족히 걸리고 도착해서 보니 관공서 인지라 민간일을 재우면 안된다고 하셨다. 다행이, 때마침 밖엔 비가 올껏 같은 날씨가 연출되고 순진한 얼굴로 밀어 붙이자 아저씨께서는 불쌍하다며 재워 주신다고 하셨다.
 자체 샤워 시설과 탈수기는 이제까지 잔 어떤 곳보다 가장 좋은 시설이었고 개끗하고 넓은 방에 푹신한 매트리스는 감동이었다. 정말 마지막은 편안하게 장식할 수 있었다. 좌석으로 따지자면 우리에겐 퍼스트 클래스 였다. 아저씨 게서는 맥주 세병과 오징어도 제공해 주셔서 밥과 함께 맛있게 먹고 올라와 아저씨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고 결국이 새벽이다. 졸리다.
 
+그리하여 흙과 현은 장가를 빨리가서 애를 낳아야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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