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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thinking

名::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YANN ARTHUS-BERTRAND:: It's my home. <하늘에서 본 지구>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항공사진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다른 사진가들이 구도와 각도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때 얀은 좀 다른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인류의 집(home), 지구의 사진을 남기자. 1990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팜플렛에서는 '신의 눈'이 되어 지구촌의 환희와 경이로부터 가슴 아린 현장들과 뭉클한 성찰이 있는 세계의 온갖 파노라마를 여행하자고 말합니다. 

  경이로움과 환희를 가지고 '아!'하는 감탄사를 낼 수 없는 사진전이었습니다. 조물주가 바라본다면 그 가슴아플 광경들이 펼쳐집니다. 제비로 하여금 가난한 자들을 도울 수 있게 자신의 몸에 붙어있던 금조각들을 내어준 왕자이야기처럼, 지구는 품고 있던 자원들을 내주며 허허허 웃을 수 있을까요. 환경파괴와 빈곤, 전쟁이 낳는 지구 곳곳의 현장은 전혀 아름답지 않게 느껴집니다. 인류와 지구의 공존 그리는 미래는 과연 올 수 있을지 안타깝습니다. 관람중 뒤에서 어머니와 딸의 대화가 들렸습니다. 어머니는 녹아내리는 빙하에 대해 딸에게 설명해주고 있었고, 딸은 울었습니다. 지구가 아파서는 안된다고.

  문득 드는 생각이있습니다. 대체 부층들은 그 큰돈을 어디다가 쓰려고 하는 것일까요. 공존보다 양육강식을 택하는 그들은, 실상 대부분 생물들이 하지 않는 동종에 대한 공격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리에서의 양육강식은 적절한 리더를 정하기 위한 방식이지 서로를 죽이기 위한 방식이 아니죠. 그런 면에서 인간의 양육강식은 오히려 자연의 이치를 배반하는 격입니다. 부유층의 사전에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사자성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욕심이 시장을 만들고 자유주의 경제를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빈부격차를 어떨 수 없는 결말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고 평등하게 자원을 나누려했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비판받았고, 사라져 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어릴때 욕심부리는 아이에게 부모님은 공평하게 나눠 갖고, 다른 아이의 것은 돌려주라하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배웠습니다. 이건 절대 자본주의에 대한 옹호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존을 위해서 그래야 한다는 것을 성인들은 분명 알고 있지만, 정치와 경제는 오히려 퇴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이러한 욕심들로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얀은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아름다운 사진은 많습니다. 세상에 항공사진도 많습니다. 그런데 아름답게 지구환경이 파괴되는 사진들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처절한 비극으로 보여집니다.




  아.. 전시는 네부분으로 나눠집니다. 전시실 순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나눠보았습니다.
  1. 하늘에서 본 지구(전시실1) & 한국(전시실2), 뤽 베송 감독의 HOME 다큐(전시실4)
  2. 활주로(전시실1)
  3. 동물들(전시실3) 

  혹시나 전시장이 멀어 못가시는 분들에게 웹에서 보실 수 있는 곳을 알려드립니다. (아래에서 제목을 클릭해주세요)


1.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메인 사이트
    :: 현재 리뉴얼 중인 것 같네요.  


2. 얀 아르튀스의 나라별 항공 사진을 볼 수 있는 사이트 링크
     :: 사진 크기가 좀 작네요.

 

3. 뤽 베송 감독과 공동으로 제작된 다큐, HOME 실시관 관람

 




으엌, 사진이 다 날아갔네요.. ㅠㅜ

걍 말로 합니다. 

   저의 흥미를 끌었던 전시는 메인 전시가 아니라 제 3전시실에 걸린 '동물들 Good Breeding/Horse' 이라는 주제작들이었습니다. 동물만의 초상화(portrait)가 아닌 주인과 동물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주가 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사진들이 있었다면 보여드릴 텐데, 전부 날려서.. 말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얀은 항공사진으로 인류에게 지구라는 소통의 주제를 이끌어 냈다면, '동물들'이라는 주제에서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이며 가족으로서, 몇시대를 함께해온,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서로의 교감을 담아 내고 있습니다. 동물을 사람의 초상사진의 소품이 아니라 당당히 함께하는 반려존재로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얀은 사진가 그 이상의 이야기 꾼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항공사진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비판적 시각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동물들'이라는 주제에서는 주인과 동물이라는 두개의 접점에 관객이라는 접점과 관객의 동물이라는 접점을 더해, 더 큰 범위의 관계를 끌어안고 소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전시입니다. 저는 반려동물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가셔서 지구라는 맥락에서 인간이 누구와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찬찬히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한쪽은 사랑받고 있고(몇몇은 스트레스를 동반한?), 다른 한쪽은 착취 당하고, 오염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