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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s/about pets

AE-1


장농 속에 숨어있던 Canon의  AE-1를 꺼냈다.

어머니는 중동에서 일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작은 돈벌이를 위해 사온 것을 구매하셨다고 한다,
나의 대학교 입학 전까지 약 15년이란 세월을 함께 해온 이 카메라는 삼성 자동 카메라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기까지 여행내내 우리 가족과 함께 하였다. 15년이란 세월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적은 기스만이 바디 위에 보일 뿐이다.

3년전 어머니께서 사진을 처음 배우기 위해 카메라를 점검 받으셨다. 케이스는 낡아 헤졌고, 내부 스폰지는 닳을 만큼 달았으며, 일부에는 곰팡이가 끼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신 어머니께서는 다시 ae를 장농 속으로 넣어 두셨다.

2000년 로모를 시작으로 카메라를 시작한 난 k200d 이후 카메라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플레그쉽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dslr에 빠져 있다. 걔중 프로 사진사 못지 않은 실력을 뽑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상을 담기 위해 스냅용으로 사용한다. 본인의 실력보다는 장비의 우월성에 매료되어가는 현실에서 나도 그 쯤 서 있는 듯 했다.

그렇다면 사진을 본질에 닿아보자.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 보고 싶었다.
기계적 성능보다는 내 감성을 기계에 담아 내어보자는 결심이었다.

사진작가는 우연히 잘 찍힌 사진을 멀리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자신의 의도대로 나오지 않은 사진은 말 그대로 자신이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실로 맞는 이야기는 모르겠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와 같은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 사진을 찍기 전에 눈을 감고 구상을 한다. 내 손끝으로 카메라 구석구석을 만지며 내 온기를 카메라에 불어 넣는다. 몇일 후 현상된 사진에는 내 기억 속에 새겨 두었던 찰나가 담겨져 있다.

나에게도 Zeiss Ikon이라는 카메라가 있다. 안타까운 점은 주인 노릇을 못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ZI와 함께 하기 위해, 너에게 더 좋은 것을 보게 해주기 위해 오래된 친구인 ae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50mm 단렌즈는 그동안 디지털 줌에 길들여진 나에게 당황스러움을 던져 주었지만, 더 좋은 순간을 위해서는 능동적인 거리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다가감과 멀어짐은 비단 사진을 찍기 위한 순간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자, 가족인 ae여..
잘 부탁드립니다.




형식: 35mm 셔터 우선 TTL-EE SLR 카메라
메이커: 일본 Canon
발매일: 1976년
렌즈: Canon FD 50mm f1.4 (전용 스코피트 마운트)
셔터: 좌우주행 포막 전자 포컬플레인 셔터
         B, 2~1/1000초, X(1/60초)접점, 셀프 타이머
파인더: 펜타 프리즘 고정식, 0.86배 93.5~96%,
         파인더 내 조리개 값과 노출부족, 매뉴얼 LED 내장
초점: 스플리트/마이크로 병용
노출계: 셔터 우선식 개방/중앙부 중점측광 TTL-EE,
           매뉴얼은 조리개 직독식, 수광체는 SPD,
           필름 감도 ASA25~3200 1.5EV 역광보정 버튼,
           전원; 4G-13(4SR-44)형 1개
 필름감기: 윗면 우측 레버 120도 예비각 30도
 기타: 핫 슈, 와인더 장착가능, 전용 스트로보에 자동절환
 규격: W141×H87×D47.5mm 569g(몸체만)
        50mm f1.4 렌즈 30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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