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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away/4days +

20010717 일지

2001.07.17

서늘하게 맑음
건천읍~화산면 약 37km
유리, 준, 혜진, 흙, 현, 용
- 파출소 사옥 (경상북도 영천시)
 
  아침에 남은 고기를 처리하고 언제나 멋지신 나의 솜씨로 한 밥을 먹고 8시 정도에 나와서 정신없이 길을 걷나보니 점심은 '조용한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었다. 남자분들은 모두가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여자분은 포커 페이스, 가끔 웃긴 하는데 좀 분위기가 묘했다. 아저씨, 아주머니도 친절하긴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언제나 그랬든 점심 후 낮잠을 즐기고 나는 뺑끼통이라는 좀 삐리리한 소설을 읽고 시간을 보내다가 모두 깨워서 다시 길을 갔다.
 길에 널린 포도 밭. 그러나 손을 닿는 거리가 아니고 익지도 않은지라 지나가며 구경만 해댔다. 그림의 떡이라니..
  영천에서 길을 잘못 들어가 나오다가 화성쪽으로 가는데 휴일 임에도 여고생들이 길에 널려 있었다. 한 여행생이 우리를 보고 "열심히 하세요."라면 소리를 질러주는데 듣는 우리도 그렇게 민망한데 말하는 그 학생은 얼마나 x팔렸겠는가. 어쨌든 "네!"라고 소리지르며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천천히 걷는데 그때부터 조금식 화나고 유리누나는 짜증내고.. 그런날, 왠지 모르게 쉽게 불 붙는 날이었다. 어쨌든 합리화에 논리 정연하게 일을 해결하려는 현에게 몇마디 쏘아댔다. 그런 조심하는 모습도 짜증났다. 헛. 그날인가.. ㅡㅡ;;
 마을에 와서 파출소에 들리니 경찰 한 분이 밥도 사주시고 사옥에서 자게 해주신단다. 지금은 쓰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넓었다. 깨끗하진 않지만 무슨 상관이랴 화장실이 안에 있는 것만으로 좋았다.
  저녁에 씻다가 일행 책임자 자격으로 박재원 경찰관님에게 가서 '이야기'를 들었다. '왜'라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열번이상 묻기. 자신이 올바르고 진실된다면 모든 것에 당당할 수 있다. 사람은 기술보다 인간성을 먼저 배워야 한다. 등
 밤에는 혜진과 현에게 경찰차도 태워주시고 많은 이야기도 해주셨단다. 그리고 먹을 것도 사주셨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조용한 마을을 둘러 보았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그 어두운 길.. 나는 혼자 그 공간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가끔 지나가는 차들만이 내가 아직 현실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하늘은 그 쏟아질 것만 같은 별들을 박아 놓고 비현실적인 자태를 뽑내고 있다. 내가 그렇게 혼자 별을 본게 언제적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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