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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away/4days +

20010714 일지

2001.07.14

남창면~북구 이화마을 약 29km
준, 흙, 현
-이화교회 (울산광역시)
 
 커뮤니티 정팅을 하기 위해 이화마을까지 엄청 큰 물집을  왼발 뒷꿈치에 얹고 왔다. 온몸에 힘이 빠지는게 물집에 바늘을 꽂은 탓인가..
 아침은 깐깐한 전도사님이 아닌 융통성이 계시는 목사님으로 인해 밥을 맛있게 (흙이 망치긴 했지만) 해 먹고 이로써 13일의 금요일은 무사히 넘겼다.
  울산을 향해 걸어가는 데 흙과 아버지 간의 약속이 깨져버렸다. 허나 어찌하여쓰겠는가 내가 원했던 부산 관광은 이미 물 건너 간지 오래였고 우리의 발은 이미 울산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그러나 우린 울산 시가지도 보지 못한채 나의 실수로 인해 (언제나 지도는 내가 관리한다. 고로 내가 길을 지정한다. 허걱.. 믿을 놈을 믿으라지.) 도시 외각만 헤매었다. 우째 이런일이..
  골목길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울산을 빠져나가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우린 이상하게 도시만 들어오게 되면 헤매게 된다. 이것은 도시 밖에선 길이 몇 개 안되지만 도시 안은 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진 탓이다. 어쨌든 우린 한참 재미없게 건물 사이만 지나다가 친절하신 카센터 아저씨의 도움으로 경주 가는 길을 찾았으나 그때! 대빵만한 물집이 발생하여 나의 도보 속도를 물고 늘어졌다.
 끝내 길거리에 주저 앉아 먼저 일행을 앞으로 보내고 아픔보단 먼저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에 돌, 모래만 털고 일어나 걸었다. 허나 호계를 지나면서 그 통증은 극에 달했으니, 여행을 시작하고부터 이렇게 아픈 적은 처음이었다. 아픔을 머금고 잘 자리를 찾는데 날은 점차 어두워지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쳤다. 말그대로 벼락이다.
 울산을 지나면서 논과 밭이 우릴 기다릴 거라 생각했지만 아파트며 가게들이 쭈욱 이어져서 마을과 마을을 잇고 있었다. 그래서 교회를 겨냥하며 잠자리를 찾았는데 의외로 한방에 교회에서 얻어 잘 수 있었다. 역시 젊은 사람들은 개방적이더군. 조립식 건물을 내어 주셨는데 넓은 공간이 참 좋았다. 허. 나. 바로 옆으로 기차가 다닐 줄이야. ㅡㅡ;; 기차가 지나가면 건물이 흔들거린다. 소리는 두말하면 잔소리고. 이 놈들이 내게 더 이상 모기향을 맡기지 않을 테세다 내가 아무리 25평 정도 되는 공간을 모두 모기향으로 채워서 숨을 못시고 눈물 나게 만들었다지만 너무 한거 아냐.
 흙이 옆에서 아침 예배 드린다고 우겨대는데.. 우선은 내일 봐서라고 말했지만 보긴 몰봐. 내일은 불국사 근처까지 갈 예정이다. 23km 남았으니 천천히 가도 되겠지.
 
+걸으면서 전체를 보려 노력하자. 앞만 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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