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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away/4days +

20010727 일지

2001.07.27

맑음
무왕 2리~양서면 신북 3리 약 30km
준, 흙, 현
-집 (경기도 양평군)
 
  아주머니께서 주시는 냉커피와 신분증을 받고 다시 출발했다. 양평까지 가서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용문면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거시서부터 우린 '거지'가 되어 버렸다. 말그대로 우리가 거리라고 생각하는게 맘 편한 몰골이 되었다는 것이다.
  용문면의 파라다이스 호텔 로비에서 쉬고 있는데 왠 비닐 봉지 두 개가 쇼파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바라보면서 보통 사람이라면 그저 지나칠 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거기엔 '먹을 것'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허나 현은 실행으로 옮기고 있었다. 가방에 과자 세 개와 프링글스, 참외 네 개를 쑤셔 넣었다.
 용은 예정된 대로 이별을 하고 국도로 올라가기 전에 우리는 국도 밑에서 흙이의 그 무기 같은 칼로 참외를 깎아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물론 손을 닦았을 리가 없다. 우린 이미 거지였다. 손도 씻고 물도 얻을 겸 앞에 보이는 집으로 들어가자 집에서는 문을 열어주지도 않고 머라머라 집안에서 그러하는데 들리지도 않았다. 그냥 우리가 빨리 피해주는게 그 집의 평화 같아서 앞에 있는 수돗가에서 물만 받아 갔다.
 어쨌 든 다시 출발. 간만에 국도를 따라 청평 쪽으로 걸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옆으로 차가 쌩쌩 다니자 정말 피곤했다. 차는 줄어 들고 가게도 하나 안보이는 그런 길을 가는데 피서철인지라 피서하는 인간들만 잔뜩보며 걷다가 다행이게도 주유소가 하나 나와서 쉴 수 있었다. 마음씨 좋은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는 수박과 음료수를 무료로 주시고 친절하게 길도 가르쳐 주셨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주유소의 강아지 검둥이도 둘리도, 아르바이트 청년도 모두 착했다.
 신복 2리로 가면 잘 곳이 있으리라 했으나 마을에서 화재가 일어나서 한 가족이 그곳에서 사는 바람에 말도 붙이지 못하고 3리까지 올라 갔다. 다행이 마을 회관에서 잘 수 있었지만 곧 잠자리를 바꿔야 겠다. 사람들이 뭐라 그럴지 모른다면 한 아저씨께서 자신의 집에서 재워 주신 것이다. 감사합니다. 밤새 빨래해서 죄송합니다.
 
+결국 용은 돈문제와 더불어 군대-집에서 용이 9월 군대보내기 대작전이라도 새운 것 같다-문제로 인해 먼저 떠나가야만 했다. 잘 살거라.
+용이 갔다. 플라이를 매달다. 14kg.
+이제 '서울'이라는 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려 온다. 집에 다 왔다는게 실감이 나.
+이것들이 작당하고 서울로 가려 해서 내가 서울로 가면 임진각이고 뭐고 집으로 간다고 했다. 농담도 적당이들 좀 하라구. 나도 지금 귀찮은 것 마찮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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