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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away/4days +

20010703 일지

2001.07.03

삼성마을~군동면 약 30km
준, 흙, 현, 용
-면 복지회관 (전라남도 강진군)
 
  하루종일 걸었는데 그것이 아이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나도 이것저것 이류를 가지고 여행을 하고 싶지만 가방을 들면서부터 초조해진다. 쉬는 것, 먹는 것, 모두 아깝고 아깝다. 천천히 가다간 부산까지도 가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내가 왜 이래야만 하지 그런 것들은 생각나지 않는다. 히치하는 것는 더욱 싫다. 그건 내가 원하는 대장정이 아니니까 스스로의 힘으로 걷는건데 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나와 조금 다른가보다. 편하게 관광하면서 가고 싶은 것. 잘 알지만 힘들다. 스스로의 여유가 없는 것, 인정해야겠지.
 삼성마을에서 아주머니께서 퍼주신 아주 여유로운(아주 많은) 양의 밥을 먹으며-전라도 음식은 무척 맵고 잤다- 아침은 풍족하게 지내고 댁에서 씻기도 하였다. 어젯 저녁 씻지 못해서 많은 땀을 흘린 우리로선 무척 찜찜하게 하루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침에야 그런 기분은 말끔히 사라졌다.
 우리가 택배를 보내는 곳이 어디인줄 모르기 때문에 배추밭에서 일하시는 아저씨의 트럭 뒤에서 시장까지 갈 수 있었다. 집으로 텐트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가방에서 필요 없거나 요행이 구해서 쓸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은 모두 서울로 보냈다. 짐이 한결 가벼워 졌다.
 강진으로 걷기 시작하자 배가 고픈 관계로 밥집을 찾아 헤매게 되었다. 중간에 대잎 냉면집을 놓친 것이 가장 큰 후회가 된다. 그 집 이후 냉면이 먹고 싶었으나 냉면집을 보이지 않고 '영동가든(?)' 주인분이 너무나 지친 우리에게 각 얼음을 적선해 주셨다. 밥도 먹지 않았는데도 찐감자도 주셨는데 아이들 중에 나만 받아먹었다. 맛있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개나리 관광식당이라는 곳에서 -죄송한 표현이지만- 같잖은 쇠고기 볶음(?)을 먹고 2시간 정도 퍼질러 잤다. 그때까지 아이들의 징징 댐에 소비한 음료수 비가 환상이었다. 이렇게 풍족하게 생활하다니.. 좀더 아껴야 하지않나 생각되지만 나도 그런 생활에 익숙해 지는 것 같다. 카페인에 취하고 있다. 얼마나 물만 먹어댔는지 탈수현상이 두려워 소금까지 찍어먹었다.
 강진에 도착해서 기억이 나는 것이 다섯 개여야 하는데 세가지 일뿐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양대 대장정 팀과 만났다. 사람이 열명이 넘어 스무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기억되는데 거의 00학번 이상들이 주축이 되었다고 한다. 토말에서 서울까지 올라가시는데 대학 게시판에 공고해서 모였다고 한다. 그리고 자전거로 대장정 하는 분도 만났는데 cap으로 삐져나온 노랑 머리와 빨간 체크바지, 스타일이 죽음이었다. 피부도 많이 타셨더군. 또 강진에서 군동까지 걸어가는데 잘 곳을 섭외했지만 여의치 않아서 파출소로 갔다. 무척 친절하게 대해주시더니 마을 복지 회관을 섭외해 주셨다. 그날 처음으로 목욕을 했고 빨래를 했다. 근대 무척 피곤해서.. 아무튼 내일은 좀더 여유롭게 행동해야지.
 
+우리 잘곳을 섭외해주시는 동안에 의경 분이 라면을 끓여주셨다. 그런데 라면 개수 약 9개라는.. 과식했다. 으윽.. 김치가 참 맛있었는데 얻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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