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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away/4days +

10-13 June 2008, Rome, Italy

10-13 June 2008, Rome, Italy
5,6,7,(8)일차
Written & Photographed by Az

10th route: Hostel> Firenze S.M.N.> Roma Termini> Bab&Jam Guesthouse#2> Villa Borghese
                   > Ouazza di Spagna> Via condotti> Fontana di Trevi> Pantheon> Piazza Navona
                   > S. Maria in Aracoeli> Piazza del Campidoglio
                   > Bocca del Verita(Santa Maria in Cosmedin)> Circo Massimo> Statio delle Terme
                   > Terme di Caracala> Trastevere> Guesthouse
11th route: Roma Termini> Napoli Centrale> Pompei> Napoli Centrale> Roma Termini
                   > Guesthouse
12th route: Piazza S. Giovanni in Laterano> Scala Santa> Le Catacombe di San Calisto
                   > Terme di Caracalla> Circo Massimo> S. Maria in Tastevere> S. Maria d. Andeli
                   > Piazza del Popolo> S. Maria d. Popolo> San Pietro in Vincoli> Santa Maria Maggiore
                   > Guesthouse
13th route: Roma Termini - Fiumicino - Manchester


10일.
 7시 열차 인줄 알았더니 8시 열차다. 좀더 느슨한 아침을 즐긴다. 이탈리아에서 한번도 빼먹지 않은 아침 식사 시간은 7시 즘이다. 민박이든 호스텔이든 마찬가지였다. 5끼를 먹는 이탈리아라서 그런가 갸우뚱 거려본다. 피렌체에서 열차를 타고 로마로 입성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외감과 더불어 여행에서 인상적인 추억을 갖는 장소이다. 2000년 전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이 접혀진 곳이다.

 기다리라던 26번 플래폼은 24번과 꽤나 거리가 있었다. 같은 수평선에 있으나 기존 플래폼에 비해 25번 플래폼 부터는 열차 하나정도의 후방으로 떨어져 있으니 200미터 거리가 생기는 듯 싶다. 요전날 피렌체에서 미켈란젤로 광장 때문에 벌어진 무리한 행군 덕분에 발목쪽에 통증이 있던지라 200미터란 거리가 녹녹치는 않다. 마중나오신 사장님을 따라 민박에 도착하니 기분이 약간 안좋아진다. 사진에서 보여지던 이미지와 차이가 있던 탓이다. 알고보니 2호점이다. 떼르미니에서 가까운 이점이 있기는 하나 민박집 3대 조건은 '위치, 잠자리의 편안함, 식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순간 3일을 한꺼번에 예약했으니 취소할 수도 없겠는데, 이를 어쩔런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러나 사장님의 맛있는 식단과 아드님의 가이드에 두 손들과 대만족을 외치니, 결국 마지막날에 본심은 간사하게도 조금더 머무르고 싶어진다.

 두달 후 로마로 다시 돌아 올 예정이어서 바티칸과 콜로세움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방문하기로 하고 민박집을 나선다. 떼르미니역에서 다음날 폼페이 이동을 위해 나폴리행 왕복표를 예매한다. 나폴리에서 사철을 타고 폼페이까지 움직이는 동선이므로 떼르미니-나폴리 구간만 예매한다. 말쑥히 차려입은 남성 한분이 다가와 기계 앞에서 고민하는 차에 직접 발권기를 만져주시니 고마움을 느낄 찰라, 결제창이 뜰 즈음 돈을 요구한다. 친절해서 좋다만 이런 식의 상황은 당황스럽다. 돈이 없다고 하니 쌩하니 지나간다. 발매한 티켓에는 날짜는 있어도 시각에 대한 정보는 표시 되어 있지 않다. 오픈 티켓으로 예매 시간 이후 어느 열차라도 탑승 가능하다. 대신 차량 회사는 정해져 있으므로 더 좋은 차량을 탑승하게 된다면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무궁화호 티켓을 가지고 새마을호를 탑승한다면 그 차액을 검표원에게 납부하는 것이다. 열차 중 가장 저렴하다는 Regional을 예매했다. 왕복비용은 €21.00.

 스페인광장Piazza di Spagna역에 도착하자 보르게세 공원Villa Borghese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이동할까 하는 생각에 보르게세쪽 출구로 걸음을 옮긴다. 공원 밑으로 통로가 뚫렸는지 한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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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서니 보르게세로 추정되는 이 들판은 황량하다. 일이 없어 보이는 마을 청년들은 그늘 아래서 웃통을 벗고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은 가우뚱 거리며 공원에 들어 가기를 꺼린다. 실제적으로 공원은 안 쪽에 위치하고 있으나 당시에는 몰랐으니 이런 분위기로는 꺼림직한 입구였다. 다시 스페인광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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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헵번이 열연해준 덕분에 늘상 트레비분수, 진실의 입과 더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분수가 보이는 아랫 계단에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계단을 따라 삼위일체 교회Trinita dei Monti 앞에 서자 콘도티 거리Via Condotti 넘어로 로마가 펼쳐진다. 로마여, 내게 보여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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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 상점이 몰려 있으나 개인적인 관심이 없으므로 설레설레 콘도티 거리를 지나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를 찾는다. 건물 뒤에 붙은 트레비 분수는 골목길 중간즘 위치해 생각보다 길 찾기가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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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새통을 이루는 광관객들 사이로 트레비를 바라보니 분수 일 뿐 별 감흥은 없다. 유럽에서 여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 새로운 것에 대한 놀라움이 걸음을 딪는 힘이었지만, 현재는 인식을 압박할만한 경외감에 시선을 빼앗겨 크고 거대한 것으로 마음이 간다. 이탈리아와 파리에서 여행의 Out을 결정한는 요인은 유럽 문화의 보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갖는 내가 두렵다. 하나의 관점에 빼앗긴 시선은 그만큼 보이는 것에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다음 여행에서 화려함과 자극적인 것을 넘어선 문화의 소소함에 매력을 취할 수 있는 시선을 갖고 싶다. 어쨌든 트레비 분수는 현재의 나에게 커다란 분수대일 뿐이었다. 

 기숙사에서 일정표를 놓고 왔기에 일정은 지도에 따라 수시로 변해간다. 다음은 판테온Panthe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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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 젤로가 완벽하 구조물이라며 극찬했던 판테온은 고대 로마의 것이다. 아치의 원리를 이용해 지탱되는 이 건물 안쪽에는 기둥이 없는 경이로운 건물이다. 자연채광부터 바닥의 배수구멍까지 단순해 보이지만 실용적이다. 본래 의도에 충실한 '모든 신들의 신전'이다.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의 피우미분수Fonteana dei Fiumi는 한창 공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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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곳곳에서는 성수기 전에 정비중인 부분들이 눈에 띈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Mon. A. Vittoriano Emanuele II의 조국의 계단은Altare della Patria를 올라볼까하니 관람시간이 끝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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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가올수록 길어지는 해는 시간 감각을 잃게 만든다. 문득 시계를 보니 18시가 되어 있다. 무릎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로또에 당첨된다는 아라코셀리 교회S. Maria in Aracoeli를 지나 캄피돌리오 광장Piazza del Campidoglio에 이른다. 콘세르바토리 궁전Palazzo dei Conservation 좌측으로 빠지자 포로 로마로가 한 눈에 보이는 언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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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근처에도 갈 생각이 없지만 이대로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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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잔해. 한때 유럽전역을 지배한 고대 로마의 중심지는 그늘도 없는 모래먼지 사이에 존재한다. 이것들을 실재 크기로 재건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단순한 생각에 즐거워진다.

 포로 로마로에 안녕을 고하고 언덕을 내려가자 교차로가 나온다. 투박한 건물 사이로 관광객들이 몰려 있어 다가가보니 진실의 입Bocca del Verita(Santa Maria in Cosmedin)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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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관람시간이 끝나 철창사이로 사진을 찍으려 사람들이 줄을 선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기 위해 이 트리톤의 입 속에 손을 넣었을까. 본래 하수구 뚜껑이었으나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으니 인생역전이다. 하지만 수많은 손이 왔다갔더거리니 그의 입은 병걸린 사람처럼 갈라지고 새하얗게 변했다. 로또인지 괜한 고생중인지는 트리톤만이 진실을 알고 있으려나.

 해가 떠있으니 대낮이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아무도 추천하지 않은 카라칼라 욕장Terme di Caracala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는 대전차 경기장Circo Massimo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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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었던 이곳은 서민들이 대전차 경기를 보며 열광했던 곳이다. 때로 많은 사람이 죽는 관중석이 무너지는 대규모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여전히 서민들에게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서민들에게 주어진 몇 안되는 유흥거리였기 때문이다. 일부 황제들도 의무적으로 참석을 하려 했다니 그것이 악이든 선이든 국민의 민심을 중히 여겼던 것이라라.

 카라칼라 욕장의 흔적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Statio delle Terme이다. 욕장의 부속 건문처럼 보이나 현재는 육상경기자들의 훈련용 트랙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드디어 카라칼라에 올라가니 개방된 구조가 아닌지라 입구는 닫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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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에서 보기만 하더라도 규모는 과히 짐작이 가는 욕장이다. 안쪽은 보이지 않으나 4~5층 규모는 족히 되보이니, 과거 귀족들의 유희생활이 심심치 않게 상상된다.

 날이 어두워지니 로마의 삼청동 쯤으로 생각되는 트라스테베레 지구Trastevere로 이동한다. 아기자기한 멋과 솜씨 좋은 레스토랑들이 밀집해 있는 곳, 광장의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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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테라스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한다. 떠들석한 사람들의 수다들과 분수대 아래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이따금 들려오는 거리의 음악가들의 멜로디는 유럽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 로마의 첫째날을 접어들고 있었다.


11일.
 나폴리행 8시 15분 차량을 타기 위해 떼르미니역으로 향한다. 열차는 한참을 달려 11시가 되어서야 나폴리에 도착한다. 본래는 나폴리의 주요 관광지역을 한바퀴 돌아볼까 했지만 청소업계의 파업으로 도시가 쓰레기 천국이라는 말에 계획을 접는다. 편도 €2.4 유로의 사철을 타고 폼페이로 향한다. 가이드북에 쓰여진 애매모호한 말에 두개의 사철을 놓치며 1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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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는 Sorrento행인 열차 중간에 내리게 된다. 사철을 따라 움직이니 간간히 나폴리 도심에 쌓여진 쓰레기들이 보인다.

 폼페이에 도착하니 태양볕이 뜨겁다. 흔적만 남은 도시에 어울리는 날씨다. 살아있는 사람까지 잡아먹을 듯 미묘하고 암울한 분위기가 발끝을 맴돈다. 보이는 것은 메마른 벽과 부스러진 잔해, 빛바랜 벽화. 이들은 굳어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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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 끊어져
 증발되버린 과거는
 , 바삭,
 아스러지는 빛을 쫓더라
 앙상한 대지는
 개화開花하는 법을 잊어
 , 바삭,
 타버린 물길만 남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시선은 폼페이의 그림자를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12일.
 로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아 온다. 주인 아드님의 추천 동선을 받았다. 그제 둘러보지 못한 교회 위주로 짜여졌다. 아침은 촉촉히 젖어간다.

 산조반니 교회S. Giovanni in Laterano에는 깨끗하고 모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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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돈되어 있으니 오히려 그 모습이 엄숙하다. 하지만 일부분은 문명의 이기로 대체 되니, 아날로그적 감성이 퇴색되어 버린다. 관광객들에게 제공되는 초 하나가 그리 아까운 것인가. 산조반니 교회 정면에 위치한 오래된 교회 안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기 전에 올라갔다고 전하는 성스러운 계단Scala Santa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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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무릎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이 계단에 세명의 신자가 기도를 드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기독교인의 지하 공동묘지인 산 칼리스토 카타콤베Le Catacombe di San Calisto로 향한다. 가이드북이 다시 발목을 잡는다. 218번 버스 P.ta S. Sebastiano역으로 기술되었지만 두 정거장 더 간 Adeatina역 바로 문 앞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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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킬로미터 정도 걸어와서야 카타콤베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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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실제 운영되고 있는 교회 대부분이 12-15시 사이에는 교회의 문을 닫기 때문에 그 시간을 피해서 방문을 해야 한다. 다행기 11시 반이 되기전에 도착한다. 카타콤베는 로마법에 의해 출입 인물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박해 시대에는 중요한 피신처로 이용되었다. 토굴과 토굴 벽에 뚫려진 수많은 구멍들이 여행객을 맞이 한다. 지하 공동묘지이지만 유골은 보이지 않고 과거부터 존재한 한기만 스산하게 스며 있다. 이 땅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매장된 것일까. 전역의 카타콤베 갱도는 밝혀진 바로 길이를 합친다면 900km정도 된다고 한다.

 산조반니 교회로 돌아와 714번 버스를 타고 카라칼라 욕장Terme di Caracalla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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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들의 향락과 오락의 장소였던 욕장은 얼마남지 않은 타일자국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테베레 강Fiume Tevere에서 날아온 기러기들이 곳곳에서 무료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고고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카라칼라 욕장의 역사와 구조에 대해서 가르친다. 아기는 떼를쓰고 그 엄마는 징징대는 아기를 달랜다. 얼마 있을 공연을 위해 공연장 구조물 공사와 주변 제초 작업이 한창이다. 카메라 속으로 빛이 들어온다. 가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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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잔해는 잠들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살아 있는 것인가. 잠시 졸음이 밀려온다.

 트라스테베레 지구의 산타마리아 교회S. Maria in Tastevere로 가는 길에 대전차 경기장Circo Massimo을 가로 지른다. 양옆으로 쌓여진 흙의 단은 관중석(스탠드?)의 원조였고 둥근 트랙은 서킷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지축을 흔드는 함성이 있었을 것이다. 유능한 전차수는 소중한 말들과 몇천번이나 우승을 했다. 결국 흙더미로 변해버려 현재는 시민들이 조깅을 하는 공원이 되었다. 카라칼라부터 꿈 위를 걷는다.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들은 공존하는 것인가. 이곳은 과거였고 현재이며 미래일 것인가 하는 망상들이 계속된다.

 산타마리아 교회와 떼르미니역 앞의 안젤리 교회S. Maria d. Angeli, 포폴리 광장Piazza del Popolo과 포폴리 교회S. Maria d. Popolo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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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어떤 교회가 어떤 뜻과 특징을 지녔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교회들을 지나며 이 코스에 회의가 든다. 마치 어릴 적 93' 대전 엑스포에서 각국 기념관에 스템프를 찍기 위해 돌아다니는 기분이다. 바티칸은 왜 이 많은 교회들이 필요 했을까.

 지쳐있는 다리를 끌고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교회San Pietro in Vincoli 앞에 선다. 뿔난 모세를 그대로 방치하는 모습, 많은 교회를 장식한 고대 로마의 기둥들, 그리고 이집드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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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인간적인 행위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시사 하는 것이 아닐까.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은 기독교 내에서 집착이 되어갔다.

 마지막 방문지인 산타마리아 마조레 교회Santa Maria Maggiore에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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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시간이라 엄숙한 시간이 지속된다. 경찰들과 정장차림의 운전사들, 경호원들. 권력은 또 기독교와 어떤 관계에 놓여 있을까. 머리 속은 복잡해져 간다. 아. 모르겠다. 내 앞가림도 못하면서 세상 걱정이라니.

 야경을 보기 위한 결심은 자잘한 빗소리에 무너져 내린다. 민박집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을 말한다. 오랜만에 식도를 흐르는 붉은 물결은 머리속에 신경을 마비시킨다. 로마에서 나는, 전갈의 독에 쏘인 것처럼 인생이 마비된 스스로를 본다. 다음날 맨체스터에서 쓰러질 때까지 머리의 통증은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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