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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away/4days +

20010707 일지

2001.07.07

더럽게 맑음
별량면~광양읍 초남리 초남마을 약 32km
-마을회관 (전라남도 광양시)
 
 '날라 다니는' 벌레들이 싫어진다.
 모두 힘들겠다고 걱정하는데 그다지 필요치 않은 걱정이다. 생각보다 편히 지내니까. 우리나라 인심은 생각보다 많이 좋았다. 어디를 가도 그렇게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을 것 같다.
 사진을 정말 재밌게 찍었는데 필름이 없었다. 고로 헛찍었다. ㅡㅡ;;
  오늘은 많이 걸으려 했지만 늦게 일어난데다 흙의 안경이 부서지는 바람에 시내에서 안경점을 찾느라 많이 지체했다. 이제까지 맞이한 마을 중 가장 큰 규모라 조금 당황하기 까지 했다. 서울에 사는 녀석이 이만한 크기에 당황한 것이 이상하겠지만 편의점을 본 우린 감동의 눈물을 흘린뻔 했다. 여행 6일만에 처음 보는 편의점이었던 것이다. 당황한 이유는 도시의 향기를 맡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반가울 줄은 몰랐던 것이다.
 날은 비가 온다면서 너무 맑아서 괴로웠다.
 초남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무척 어둑어둑 해진 후였다. 우리가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닌 탓이었다. 동광양쪽에서 바다쪽으로 지방도를 타면서 마을은 하나 없고 공장지대만 있는 바람에 우리는 계속에서 걸어야만 했다. 오른쪽엔 공장 왼쪽엔 거대 차선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너무 지치는 바람에 히치라도 하려 했지만 서는 차는 한 대도 없었다. 다행이 마을이 보였으니 망정이지 길에서 노숙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초남마을에는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엔 앞에 공장이 있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어촌 마을이었던 탓이었다. 이장집을 찾아가서 그 뻔한 스토리로 "길가던 여행객인데 하룩밤 묵어 갈수 있는지요?"를 남발. 허나 다행이게도 재워 주신다고 한다. 집에는 이장님 딸이 있었는데 우릴 받아 준 것이 그녀였다. 너무 귀여웠다. 처음에 우리는 우리보다 두세살 많은 줄 알았는데 동갑이랜다. 현재 아주대 00학번이다. 이것은 추리일뿐 진실이 아닐수도 있다. 허나 귀엽긴 귀여웠지. 왠지 용과 나만 지랄떤거 같은데..
 귀여우니까 우리 커뮤니티 주소나 가르쳐 줄까..
 이장님께서는 우리에게 고기를 꿔주셨다. 처음 먹어보는 고기였다. 이장님 말로는 자기가 집에서는 별로 먹어보지도 못하는 고기인데 우리가 오니 없던 고기가 나타나셨다며 투덜거리셨다. 거기다 과일도 주시는 바람에 포식했다. 어촌인지라 경험하고 싶으면 새벽에 일어나라고 했으나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잘 것 같다. 아.. 인심이 너무 좋다. 앞으로 우리가 숙박하는 곳은 이곳을 십점만점 기준으로 삼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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