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2014년 경기도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

Date::  March 16th, 2014
Spot::  Seokmodo, Korea
Device:: Fujifilm x100
Post-processing::  Lightroom
Photographed by A-Z 


Course:: 석포리선착장 > 보문사 > 하리저수지 > 용궁온천 > 염전 > 석포리선착장


석모도는 아련함이 있는 섬이다. 십여년전 엉킨 실타래 같은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발을 내딘 곳이다. 시월애 세트장이 설치되었던 곳으로 내가 족적을 남기기 바로전 태풍으로 세트의 잔해만 남겨있었다. 이번 여행에선 그 잔해조차 찾을 수 없었다.

선착장의 갈매기들은 여전히 새우깡을 바닷맛인냥 즐기고 있다.



우리 사장을 볼때면 장사치란 장사에 선천적인 재능이 있어야 하고 터를 잘 잡아야 함을 느낀다. 보문사도 그런 느낌. 사찰은 산과 바다와 어우려진 경관을 뽐내고 있다. 다소 가파른 비탈 중턱에 위치한지라 의아할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비탈을 사랑하는 작은 사찰들이 우리나라에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나무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석모도에서 가장 사진찍기 좋았던 피사체를 묻는다면 보문사의 수호수라 대답할 것이다.



소원이 새겨진 많은 기왓장들을 보며 이들의 소원에 유통기간이 문득 궁금해 졌다.

 


석모도는 나에게 하리저수지를 의미한다. 맑고 푸른 잔잔한 저수지. 단단하지만 야들거리는 청녹색의 거대한 푸딩. 나의 뇌도 저렇게 고밀도 였으면 좋겠다. 

하리낚시터로 간다해서 쉽게 저수지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너 부근에서 수풀사이로 자취를 숨긴 계단을 찾으면 홀로 사색할 수 있는 드넓은 공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혼자 있기 적당히 높고 적당히 넓다.



석모도에서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유머가 있다. 공사가 중지된 온천. 온천이 완공되면 돈좀 벌겠지라며 세워졌던 매점만이 거푸집이 매달린 시멘트 골조 앞을 지키고 있다. 이들의 도움으로 족욕탕과 목욕탕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니 계란 두개 정도는 애교로 사먹자.



지도에 표시된 염전은 온데간데 없고 바삭하게 마른 소금자국만 황토색 땅위에 하얀 조각보처럼 수놓아 있다. 이들 끝에 민머루해수욕장이 있다. 



안녕. 내 스무살의 기억이 새겨진 섬. 어느덧 넌 작은 제주도 같아졌구나. ㅎ 철부지 아이가 이제 꿈꾸는 소년이 되었네. 다음에 널 만나면 넌 또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기대된다.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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