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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thinking

音:: Ólafur Arnalds, Living Room SOngs + Dyad 1909




Artist::  Ólafur Arnalds

Homepage::  http://livingroomsongs.olafurarnalds.com/

Album::  Living Room SOngs + Dyad 1909

Agency::  pastelmusic;  Site  [http://pastelmusic.com/

Records::  ErasedTapes;  Site  [http://erasedtapes.com/]



올리퍼 아르날즈가 귀에 익은 다른 음악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슬란드 태생이라는 것과 실험정신이라는 두가지를 꼽고 싶다. 지난 글에도 잠시 언급한 것 같은데, 음악도 기후에 따라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것은 우연이며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라고 말하는 의견[각주:1]도 있지만, 내 의견은 여전히 변치 않았다. 뜨거운 지방의 음색은 뜨겁고, 차가운 지방의 음색은 차갑다하고 단순화시키고 있다. 복잡한 것은 잘 모른다. 음악 전문가도 아니고.

아이슬란드의 음악은 차갑다. 우연히 리뷰하게된 올라퍼의 첫번째 음반을 기점으로 뷔욕이 아이슬란드 태생이란 것도 알게 되고, 이십대 초반 철학과 소녀가 추천한 음반이 아이슬란드 뮤지션인 시거 로스였다는 것도 알게 된다. 내 하드디스크에는 유일하게 국가자체로 분류된 폴더로 존재한다. Amiina, Apparat Organ Quarter, FM Belfast, For A minor Reflection, Hafdis Huld, Jonsi, Lay Low, Parachutes, Pascal pinon, Rokkurro, Seabear, Slowblow .... 대중적인 음악장르에서 벗어난 음악. 하지만 그 색은 상당히 다른 푸른 얼음 같은 음색. 오래된 뮤지션부터 고등학생의 파릇파릇한 세대까지 아우르는 색이 있는 곳이 아이슬란드이다. 단점이 있다면 가끔 뮤지션 간의 확실한 금이 그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존재한다. 국악이 모두 국악처럼 들리는 그러함?



올라퍼는 감히 특출나다고 할 수 있다. 천재 음악가로 불리우면서도 항상 도전하고 공유하려는 그의 마인드는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 이런저런 얘기꺼리는 위에 접어놓은 '파스텔뮤직'의 뮤지션 소개를 보면 잘 나와있다. 그게 귀찮다면 그의 홈페이지에 방문해보라. 이 음반의 실린 Living Room Songs 파트의 실내 연주 영상과 mp3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위에 링크된 동영상은  오피션 버전으로 뮤직비디오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하다) 그의 음악이 제일 잘 어울리는 곳은 어딜까. 그것은 도시, 혼자 외로운 섬처럼 서 있게 되는 도시이다. 런치 메뉴 햄버거를 들고 공원 벤치에 앉아 차가운 콜라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 늘어져 있던 세포조각들이 깨어난다. 나뭇잎 사이로 흔들리는 햇빛과 단단하게 뿌리 박혀 있지만 뒤로 펼쳐진 건물들에 어딘가 위태로와 보이는 나무들. 가지런히 심어진 묘목과 어깨죽지 까지 움큼 잘려나간 나뭇기둥들. 쾌히치 않고 웃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빌딩에 부딪혀 부숴지는 태양빛의 파편과 하얗게 말라버린 흙밭에서 올라오는 먼지 냄새들. 특유의 건조한 전자음과 구슬픈 현악기들의 음색이 귓가에 부딪힌다. 예전에도 이런 느낌을 주던 곡이 있었다. 바그다드카페 OST 중 Jevetta Steele의 'Calling You' 였나. 상당히 단단히 억제된 곡들로 채워져 있다. 삶의 공간이란 앨범 제목에 걸맞게.



음반을 들으며 놀란 점은 전혀 다른 형식의 Dyad 1909 때문이다. 이것이 현대무용극의 사운드트랙이라는 점. 유부브에는 한부분만 올라와 있던데 여기 쓰인 곡이 13번트랙 'Til Enda'와 14번트랙 'Og Lengra'이다. 사실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춤이 음악에 비해 그닥이다. 안무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앞선 Living Room Songs의 잔잔함에 비하여,  Dyad 1909는 격정적이다. 아니 다시말하자면 기승전결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위에 부분적으로 공개되는 Til Enda로 12번트랙인 3326에서 수직으로 폭발되는 감점을 추진력을 더해 앞으로 잡아 뺀다는 느낌이 진한 곡이다. 극도의 속도감과 주체할 수 없는 아드로날렌의 폭파가 느껴진다. 전 트랙이 정식적인 폭발이라 한다면 이부분은 좀더 육체적 폭발이라 해야할 것 같다. 이 음반이 본래 두개 음반의 합본이라지만, 감히 한 앨범만 선택하라면 Dyad 1909가 더 흥미로울 것이다.

올라퍼 아르날즈는 아직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또 어떤 도전을 할까. 또 어떤 음악을 만들게 될까라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뮤지션이다. 내게는 총 4개의 앨범이 있다. 그는 굉장한 음악을 하고 있지 않다. 세상을 변화하게 한다는 의도보다는 세상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더 정확하다. 그가 선택하는 악기와 톤, 음에서는 자연스러움이 뭍어난다. 혹시 그는 세상을 듣고 그대로 악보에 필사하는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만약 들어본적 없는 뮤지션이라면, 한번, 꼭한번 듣길 권한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 http://jdfetcho.wordpress.com/2011/03/22/weather-and-music/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