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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thinking

音:: 스타리 아이드, 미안한 사춘기




Artist::  스타리 아이드 Starry-Eyed
                ;  Facebook [http://www.facebook.com/starryeyed2012]
Album::  미안한 사춘기  (5 songs, 24.9 minutes, 252mb)
Records::  리플레이 뮤직
                    ;  Site [http://blog.naver.com/leaplay/]





대중음악이 만연한 사회에서 인디음악은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 클래식이나 국악 계열의 음악처럼 고상한 면은 조금 모자르지만 흥겨움만 따지자면 독보적인 스테이지이다. 삶을 쥐어 짜 만들어내는 음악들은 다양한 소재와 표현이 기성음악으로선 따라 갈 수 없는 처절함이 5g 정도 첨가되어 있어서 쉬이 지나치지 못하게 만들지만, 때론 그런 처절함이 독이 되어서 호불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인디음악 중에 대중성의 컬러를 지닌 부류를 좋아하는 것이 다양성 중에서 내가 선택한 '호'일 것이리라.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음악을 쏟아내는 대중가요시스템이 '좋지 않다'라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불량식품 같은 면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불량식품은 단맛이 주가 된다. 그리고 단맛을 소비하는 동안 이빨이 썪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알면서도 입안에 넣고 있는 것은 중독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같은 원료를 가지고도 치료제가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단당류도 마찮가지 일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대중음악도 확실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 여기선 시스템적인 부분만 얘기해 보자. 어린 인재들을 모아서 프로듀서들은 자신들, 혹은 대중에 입맛에 맞게 트레이닝 시킨다. 공중파로 나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외모 이외에 가수로서의 특징들이 특별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 물론 원석을 다이아몬드처럼 일정한 형태로 쪼개져 상품화 되는 모습을 보며 일부는 아름답다 말할지 모르겠지만, 자연적으로 이루어낸 그 어떤 것에 비한다면 빛난다라는 말을 쉽게하지는 못할 것이다. 자신의 고집대로 제 갈길을 찾아나선 인디밴드들의 흥과 자유분방함은 원석이 지닌 자연과의 상생 만큼이나 수려하다고 말하고 싶다. 뭐 자연스러운 것만큼 극명하게 가시와 불가시를 만들어내는 것들도 없다만.
 
잡설을 좀더 이어가자면 얼마전 CCM  최초 후크송 걸그룹이 나왔다는데, 그렇게 상업성의 특집만 집어먹고 있는 음악이 과연 CCM으로서의 제역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널리 알리는 것은 좋은데, 음악성은 뒷전이고 껍데기에 연연하는 대중음악의 모방이, 선교하고 주님의 은혜를 전파해야할 그 성격을 제대로 수용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어짜피 한국기독교 행동자체가 종교기만적행위가 많아서 그렇다쳐도 말이지. 재미있는 것은 가끔 인디음악이라는 비주류가 대중가요가 감히 닿을 수 없는 마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OST라던지, 광고음악이라던지. 대중음악은 POP과 인디음악의 장점을 야금야금 수용하고 있고, CCM은 대중음악을 야금야금 빨아먹고 있다. 결국 승자는 누구일까. 뛰어난 창의력을 갖는 인디일까 인디의 특성을 대량생산체제로 얼머무리는 대중음악일까. 기생충처럼 피를 빨고 있는 CCM일까. 으흠..




이제 스타리 아이드의 음악으로 가보자. 일전에도 말했 듯, 난 사람의 목소리만 듣는 취미가 없다. 악기가 좋고 어쿠스틱한 악기가 되는 목소리가 좋다 (기계화된 대중음악의 목소리는 제외). 그렇기 때문에 같은 얘기지만 인디음악도 잘 듣지 않는다. 가끔 10cm라던지 버스커버스커라든지 대중으로 빼꼼히 내민 음악들을 발견하고 듣기는 하지만 깊숙히 발을 뻗지는 않아서 나름 인디 매니아 들이 말하는 핵심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느끼는 인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잘 부르지는 못해도(잘 부르는 것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느낌대로 지지고 뽂는 음악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밴드를 찾아서 좌충우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호불호를 감히 입밖으로 내놓은 다고 하더라도 몰매를 맞진 않는다. 왜냐면 명백하기 때문이랄까. 많은 음악이있고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좋지 않다. 그런데 좋지 않은 음악을 또 어떤 부류는 좋아한다 라는 것이 명백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타인의 존중이 자연스럽다. 내가 자유로운 존재이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지 않나.

이 어색한 음반을 들어며 전혀 그들을 모르는 청음자로서, 그들의 오년만에 낸 앨범이 굉장한 결실이다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재미있는 것은 나머지 트랙에 비하여 정말 시원찮게 듣고 있었던 1, 2번 트랙이 시간이 갈수록 귀에 쩍쩍 달라 붙고 있다. 묘한 긴장감과 억지로 준 목소리가 갖고 있는 파워 배분의 어색함이 어설픔을 넘어 귀엽다. >_< 음악듣다가 변태가 된 듯한 이 느낌..;;
스타리 아이드는 노래도 못부르고, 가사전달은 옹알옹알 거린다. 변칙적인 목소리를 듣다보면 멜로디와 음색만 머리에 남는다. 7080밴드의 반복적인 뽕짝거리는 멜로디가 열심히 스탭을 시전하고, 목소리가 쨉을 날린다. 쌓여가는 통증을 느끼며 넘어졌을 땐 땀내만 가득히 후각을 매운 채 멍한 느낌이랄까. 펑키하지만 지극히 마초스러운 음악이다.

하얗게 불태웠어.. 응?


이런 느낌만 보자면 앨범 제목이 '미안한 사춘기'가 아니라 '민망한 사춘기'가 맞지 않나 싶다. 아 반짝반짝 거리는 눈망울을 가진 마초들이라니.. 정말 싫다. 인디밴드의 작명센스란 참.

리플레이 뮤직에 의하면 스타리 아이드의 앨범에 수록된 다섯개의 트랙을 청춘에 관한 다섯가지 이야기로 카테고리화 하고 있다. 사실 그들 노래가 연장선 상에 있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한가지 테마가 던져줘야할 일관성은 전혀 연상되지는 않는다고 해야할까. 물론 보컬의 목소리가 주는 요상한 저주때문에 가사가 기억 저편으로 날라가고 남은 것이라고는 멜로디와 음색 뿐이라서 그럴수도 있겠다. 결국 사전에 작곡전에 오분화한다는 목적 갖고 있었던, 사후에 끼워맞추었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청춘이 주는 다섯가지의 덫을 표현했으니 그 중 내키는 맘에 한두가지 음악을 골라먹으면 된다는 뜻이 아닐까. 인디의 불친절함하고 딱 어울리게 말이지. 그런데 묘하게 이 청춘에 공감했으니 다른 청춘 얘기도 한번 들어봐야겠다고 결심하듯 앞트랙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무한반복중. 




"Ep 내 5개의 트랙은 신체적, 사회적으로 어느덧 어른이 되어버린 후에도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인가를 의심하게 되는 사춘기를 감기몸살처럼 주기적으로 겪으며, 모든 것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이들을 달래주는 노래들이다."

01. 청춘의 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한, 모든 지 가능할 것만 같아 꿈꾸던 나날들의 밤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거나
02. 두더지::  불만족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낙관적인 미래 혹은 미세하게 튀어나온 희망을 맹목적으로 꿈꾸게 하거나
03. 밤비::  되풀이되는 멜로디라인처럼 아련한 나날들의 오래되고 낡은 순정에 잠시나마 빠지게 했다가
04. 미안한 사춘기::  우습지만 소중하고 서글프지만 진실된 우리 자신을 충분히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노래한다.
05. Area51::  마지막으로 세상의 신비에 대한 환상과 불안, 낭만과 짜증스러운 분노를 드러내며, 이 모든 것이 사실은 거대한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사소한 농담일지도 모른다고 일축한다.







저작권은 모르겠고, 유투브에 동영상 깔렸더라. 다른 트랙이 궁금하면 유툽 가긔~(클릭)



마지막으로.. 곡을 세세히 나누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니 앨범제작사의 리뷰와 노랫말을 곱씹으면서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어떤 곡도 이 음반을 대표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으니 한 열번정도 CD를 돌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스타리 아이드의 앨범을 들으면서 천천히 가슴 속에 숨기고 있었던 청춘을 음미해보자. 다섯개의 트랙에 청춘을 집어넣는다는게 쉽지 않는 일이었겠지만, 뭐 생각해보면 작지도 않지 않은가. 내 청춘이나 당신 청춘이나 물질적인 것을 제하고 나면 느끼는 것은 다 같지 않겠나.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