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nother thinking

食:: '영등포 곱창마을'에서 곱창 맛집의 본질을 논하다.









이제까지 제가 다니던 곱창집은 신도림역 2번출구에 있는 하우돈 곱창이나 대림역 1번출구에 있는 윤서방 곱창집에 갑니다. 하우돈 곱창은 야채나 순대와 함께 볶아주는 메뉴가 일품이고, 윤서방 곱창구이집은 부추와 볶아줍니다. 소주와 함께하면 정말 끝내주는 음식이죠. 이런 곳들은 보통 수더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죠. 실제로 동네분들도 많이 오고, 남녀노소 상관 없이 즐거히 얘기 나누면서 술잔기울이는 곳입니다. 대림역 주변에 곱창집이 상당히 많죠. 교대 거북곱창이 유명한데, 저는 거기 보다 동네를 사랑합니다. 사실보면 양대창을 제외하고는 정말 서민적인 음식이잖아요.

그런데 말이죠. 제가 드디어 예고하였던 영등포 곱창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깜짝 놀랐죠. 정말 모던한 곱창집이라니. 손님이나 알바생이나 나이대가 상당히 젊더군요. 제가 간 시간이 4시 좀 넘어서였는데, 커플들이 상당하더군요. 분위기 따라 물로 달라지나.. ㅎ '곱창마을'은 영등포 먹자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요. 초행이라면 상당히 찾기 어려울수도 있으니, 꼭 지도 한번 확인 하고 가시던가, 전화번호 외우고 가시기 바랍니다. (아래 사진 클릭하시면 지도가 확대됩니다 ^^).





'모두의 블로그'를 만난 건 행운이었죠. 이렇게 맛집 리뷰어도 아닌데 당첨이 되서 가게 되었으니. 저는 좋다고 영등포에 가는데, 맛집 리뷰가 쉬운 것이 아니더군요. 음식 사진도 잘 찍어야 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분석도 해야하고. 게다가 매니저님이 너무 열정적이셔서 맛집 리뷰, 음식사진 한번 제대로 작정하고 찍어본적 없는 제게 죄책감을 씌워주셨습니다. 음식 사진이랑 조명공부 좀 더 해야겠어요. ㅠ

곱창마을 '프리뷰' 편에서  말씀드린 바, 김옥동 곱창마을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입구에 들어가면서 조마조마 했어요. 다른 곳이면 x된다라는 생각에 카운터에 가서 조용히 말씀드렸죠. "모두의 블로그에서 체험단으로 선정되서 왔는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ㅠ
맞습니다. 전 맛집블로거가 아니니까요. 제가 예상한 것은 그런거였습니다. 가서 잘 먹고 이쁜 사진 올려서 리뷰하면 되겠거니 했습니다. 그래서 영등포에서 타임스퀘어에 들렸다가 저녁식사를 위해 오게 된거죠. 예약하는 것이 조건이었는데 운영시간이 '16:00 ~ 02:00' 라서 네시 좀 넘어서 도착했던지라 전화 예약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예약의 이유는 나중에 알았는데, 사진빨 잘 받는 장소에 셋팅을 미리 해놓으시려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더 죄송하더라구요. 가끔 잊게 되는데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을 해봐야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사장님은 분명 홍보를 위해 리뷰어들을 들이셨을 텐데, 너무 제 편의만 생각하고 찾아간게 아닌하고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리뷰의 기회를 얻었다면 저도 최선을 다해서 그 이야기를 들어드리는데 도리인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맛집리뷰 참 어렵지만 다음 기회에는 작정하고 사진 기술 연마해서 가려고 결심했습니다. ㅎ

상호가 '박기홍 곱창마을'이 맞습니다. 그런데 막상 식당 앞에가면 '박기홍'이란 타이틀은 빠져있더라구요. 그러니 곱창 마을 찾을 때 제 사진에 있는 것처럼 '소 곱창-대창 무한리필'이란 상호를 찾아가셔야 합니다. 기홍씨는 없어요. 올라가는데 인테리어가 예사롭지 않더군요. 밖에서 보는 거랑 전혀 딴판입니다. 개인적으로 간판을 다시 디자인 하셔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정말 인테리어 잘하신 것 같습니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아요. 사면중 이면에 큰 창들이 있어서 채광이 정말 잘 되고 있습니다. 네시가 조금 넘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방문하신 손님들이 대부분 창가에 앉아 계시더군요. 정시에 오픈하자마자 들어올껄 후회되었어요. ㅠ

주방 쪽도 둘러보았는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보이는 것 뿐 아니라 일하기에도 편한 동선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만 모던하다고 생각했는데 일하는 사람까지 생각하는 실용적인 구조였습니다. 제가 실용적인 것 참 좋아하거든요. ^^ 테이블만 보더라도,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식당을 운영하기 위한 노력이 느껴졌어요. 여러장의 비닐을 테이블 커버로 사용하고 있는데, 약간 불투명한 재질이라 미관상 나쁘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많이 테이블 회전률이 빨라질 때 비닐만 걷어내면 다시 세팅하는 것이 한결 쉬워집니다. 떨어지거나 튀기는 기름이 많은 곱창요리인지라 일일히 닦기가 번거로울 텐데, 참 실용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기본 세팅입니다. 둘이 먹기에 너무 많아요. 대창, 곱창, 염통, 버섯을 가지런히 담아 주시고, 선지해장국과 양파절임, 부추장, 소금장, 쌈장을 주시네요. 저 부추장이 곱창마을 스페셜 소스인데요, 땅콩이 오돌오돌 씹히고 담백, 달달한 맛을 냅니다. 

심플하다구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대창, 곱창, 염통, 버섯이 모자르시면 서버분께 주문하시면 되구요, 그 외 모자른 것들이 있다면 셀프 코너로 가십니다. 냉장고에는 물과 잔이 있고, 양파절임, 쌈장, 기름장, 소금이 있어요. 그리고 곱창을 드시지 않는 분들을 위해 항정살과 삼겹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장님의 서비스 정신에 존경을 표하고 싶네요. 곱창이 막 땡기는데, 곱창을 안먹는 친구가 있다면 괜찮아요 데려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항정상과 삼겹살을 주세요!! 냉장고 옆에는 선지해장국과 부추가 있습니다.




곱창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넘칠 듯이 쌓아주셔서 1/3은 덜고 시작했습니다. 너무 많아요. 사진에 보시는 대로 곱창은 곱이 꽉차있구요. 대창음 말 그대로 통통하게 올라와 있었습니다. 아 염통은 빛깔이 아주 고왔어요. 사진 찍느라 너무 시간을 지체했어요. 배가 너무 고프더군요. 지글지글 끌이는 동안 선지해장국을 먹었습니다. 선지가 꽉차 있습니다. 오홍.

지글거리는 곱창과 염통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습니다. 기름냄새가 향긋히 피어오릅니다. 곱창구이 먹을 때 아쉬운 점은 기름이 많다는 거죠. 정확하게 리뷰 할거라고 술 한잔 안하고 곱창과 양창을 덥썩덥썩 집어 먹었더니 느끼합니다. 역시 곱창엔 소주인데 말이죠. ㅠ 아~ 곱창마을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먹는 것에 집중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장님 죄송해요. ㅠ 그래도 보기에도 속이 꽉찬 신선한 고기들, 고심한 땅콩 소스, 이 둘의 고합은 대창과 곱창의 맛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네요. 세가지 고기에, 세가지 소스의 조합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제가 생각했던 곱창집은 친구들과 소주의 쓴 맛을 벗삼아 힘들었던 이야기를 곱창처럼 잘근잘근 씹어 넘기는 곳이었습니다. 반면 곱창마을은 연인과 가족과 곱창구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예쁘고 편안한 장소처럼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맛보다 멋이 넘치는 곳입니다. 굉장히 맛있다는 확답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같이 하는 사람에 따라,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도 달라지는 것이 맛이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곱창 식단의 꽃인 소주를 못마셨어요. 옆에 커플은 둘이서 소주 두병에 맥주 세병을 해치우던데.. 올ㅋ 하지만 커플이나 어르신들이 줄서서 대기할 만큼 멋이 있는 곳입니다. 저는 맛집을 판단할 때 어머님들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시고 계시다면 그곳이 맛집이라고 확신하는데요, 곱창마을이 딱 그런 곳입니다. ^^ 게다가 탁 트인 창과 깔끔한 인테리어와 신선한 재료들의 무한 제공은 다른 곱창집에서는 보기 힘든 장점입니다. 대창과 곱창을 어느 정도로 잘 조리하는 가는 개인의 몫이니 곱창을 맛있게 잘 굽는다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 될거예요. 배가 고파서 무한리필의 극을 달려보지 못했는데, 시간이 된다면 친구들을 뫼시고 뽕을 뽑으러 가야겠습니다. ㅎ




별 다섯개 기준으로 총평을 내리자면,
인테리어:: ★★★★☆
서비스:: ★★★★☆
가격:: ★★★★★
맛:: ★★★??




'모두의 블로그' 방문하기 
http://www.modublo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