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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thinking

音:: Olafur Arnalds, Variations of Static + Found Songs


artist: 올라퍼 아르날즈(Ólafur Arnalds)
album: Variations of Static + Found Songs 합본
records: pastelmusic    site pastelmusic.com
                               / blog pastelmusiclife.tistory.com

  1. 01. Fok
  2. 02. Við erum sma...
  3. 03. Haust
  4. 04. Lokaðu augunum
  5. 05. Himininn er að hrynja, en stjörnurnar fara þér vel
  6. 06. Erla’s Waltz
  7. 07. Raein
  8. 08. Romance
  9. 09. Allt varð hljótt
  10. 10. Lost songs
  11. 11. Faun
  12. 12. Ljósið




















'투명하게 연주되는 더 없이 아득한 멜로디.

피아노와 현악 4중주가 만들어내는 서정미의 절정.
아이슬랜드의 젊은 천재가 주조해낸 우아한 선율의 클래시컬 사운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에 발매된 Olafur Arnals(올라퍼 아르날즈)의 합본 앨범.
[Variations of Static + Found Songs]'

-파스텔뮤직


전 그리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서;;
혹시라도 올라퍼 아르날즈에 대해, 혹은 아일랜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엘븐킹의 리뷰를 따라가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Olafur Arnalds (올라퍼 아르날즈)-Variations of Static+Found Songs 우아한 선율의 클래시컬 사운드 (1)
Olafur Arnalds (올라퍼 아르날즈)-Variations of Static+Found Songs 우아한 선율의 클래시컬 사운드 (2)

음반 리뷰는 처음입니다. 책하고는 다르게 주저리주저리 써 내려갈 수 없는 이유는 음악의 장르나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기 때문입니다. 이 음반을 신청한 이유는 '투명한 멜로디'의 음악이라고 전면에 대고 말하고 있어서 입니다. 누군가의 음색이 녹아든 팝이나 가요도 좋지만, 사춘기 시절 뉴에이지를 끼고 살았던 아해인지라 특별한 이유가 아니고서는 클래식과 재즈, 뉴에이지를 귀에 달고 살다보니 이론이나 역사 속에 정형보다는 연주가의 느낌이나 작곡가의 고통에 따라 내 가슴 역시 떨리곤 합니다. 제가 음반을 사면 트랙 이름 한번 훑지않고 귓가에는 음반 한장이 몇날몇일을 맴돌다가 어느 순간 다른 연주가로 넘어 가죠. 이런 저에게 음반 리뷰는 상당한 인내와 고뇌가 주어졌습니다. 어떤 이야기부터 써내려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해야 할까. 넌 슬프구나, 넌 비와 어울리는구나, 넌 좀 기쁠때 들어야 겠어... 이런 수준이 아닌 너이기때문에 들어야 겠다는 존재의 증명 같은 의무가 주어진 느낌이랄까요. 올드보이의 그 대사가.. "넌 누구냐..?" ㅎ

위드블로그에서 친절하게 비슷한 부류의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바로 앞에 리뷰죠. 컴퓨터 옆 책더미 맨위를 장식하고 있는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광기Delirio' 입니다. 올라퍼 아르날즈의 솔직한 음색과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근원를 파고드는 사실성은 묘하게 공명하며 제 가슴을 휘젓더군요. 혹시나 기회가 있으니면 사견으로는 각기 다른 장르의 예술이지만 함께 접해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국내 앨범은 각기 다른 시기에 발매 되면던 두개의 앨범이 합본하여 릴리즈 되었습니다. 각 앨범은 시기가 다르니 만큼 각기 테마를 가지고 있었는데 저는 이번에 처음 접한 뮤지션인지라 사연이야 잘 모르겠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음악을 시대의 반향보다는 음악 자체로 듣는 사람이라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그래도 짧게 브리프 해드리면 첫번째 앨범은 '고정의 변주'를 테마로 정적인 것의 감추어진 동적인 움직임을 테마로 작곡되었고, 두번째 앨범은 7일에 한번씩 개인 웹사이트에 '자연의 소리를 찾아서..(응?)'을 테마로 업로드 된 곡들의 모듬집입니다.

[Variations of Static]
현악기에서 이어지는 빛은 피아노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깊이 가득한 물방울 소리가 긴 울림을 가지고 동심원처럼 퍼져나가고 기다려온듯한 전자 그럼소리가 이들 사이를 헤엄칩니다. 떠나왔던 철새가 안착하듯 낮게 소용 돌이 치듯 떨어진 낙엽의 흔들림이 누군가의 입김에 날리듯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 긴 여행을 시작합니다. 가을과 겨울 중간쯤 걸쳐진 어느 노을 저녁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멀어지고. 어느덧 정적. 낙옆이 바닥에 넘어집니다. 감색 외투를 입은 여자가 다가와 그 낙엽을 손에 쥡니다. 가느다라진 태양 광선에 잎을 비춰봅니다. 일년의 시간이 만들어 놓은 작은 그물망 속으로 눈을 뉘어 봅니다. 그가 내민 손을 기억하면서 말이죠. 날이 어두워 졌습니다. 그녀의 발길은 거칠게 지면을 밟고 지나갑니다. 지나갈 자리에는 길에서 빗겨밀려난 붉은 잎들이 날려갑니다. 무슨 의미였던지 그녀는 고개를 도라질 칩니다. 낙옆은 손안에서 부스러지고 투명한 눈물한줄기가 볼을 타고 흐릅니다. 반짝이는 추억은 어둠속으로 흩어지고 내딪는 그녀의 발걸음은 물에 젖은 추억의 무게만큼 느려지고 느려집니다. 강은 서에서 동으로 흐르고 구름은 북에서 남으로 떠나갑니다. 세상에 혼자 남은 그녀는 길게 늘어지는 후미들을 바라봅니다. 붉게타올라도 차갑게 물드는 빛, 마치 너 같아서 이젠 더 이상 웃을 수 없다고 사랑한다면 잡지 왜 헤어지냐고 했던 나의 말과 이기적인 너의 모습, 내 몸을 떠나지 않는 네 향기, 웃음, 목소리, 온기, 가슴, 어깨, 머리카락, 눈빛, 입술, 손바닥, 등, 그리고 심장소리. 죽을것만 같은 시간이 흘러서 너를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이 겨울이 지나가버리면 작은 싹이 트고, 하늘은 더 파래지고, 새로운 꽃이 피고, 두터워던 옷을 벗고, 활짝 연 창문 뒤로 대청소도 하고, 친구들과 웃으며 돌아다니고, 두터웠던 공기층은 증발해 버리고, 태양은 점차 길어지고, 가까운 호수에 놀러가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보며 두팔을 펴고 누워 지평선에서 하늘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세상을 보면 좀 나아지려나. 싹은 추워진 날씨에 고개조차 디밀지 못해. 누렇게 구름낀 하늘, 풀리지 않는 날씨, 먼지로 때무에 굳게 닫힌 창문. 만나기 힘든 친구들과 대낮 같지 않은 한낮. 네가 돌려준 책에는 바싹 바스라진 낙옆이 기난 겨울에 냉기를 간직한채 나에게 말을 걸어와. 너.는.어.디.서.뭘.할.까. 생.각.은.할.까. 기.억.은.나.니.............

[Found Songs]
1. 차라리 말하지 않는게 나을거였는데.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걸. 너랑 이별하는게 어려워. 난 밤새 쓰다만 편지로 쓰레기통을 채우고. 나동그라진 종이가 발에 밟히고 있어. 바닥이 잉크에 젖어 까맣게 변해. 너의 얼굴을 그리고 있잖아.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걸 그랬어. 그랬다면 덜 힘들테이까. 사랑한다해도 사랑한다 말하지 말걸 그랬어. 이별을 위해 남겨둬야 했어. 미안해 사랑한다 말해서. 
2. 작은 파장이었습니다.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눈동자에 먼지가 앉은 것 같았습니다. 많이 시리고 많이 아팠습니다. 눈에 밟혀서 뒤돌아 섰습니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는 향기가 맴돌고 있었습니다. 메아리 치듯 향기는 그녀와 나 사이에만 요동치고 있듯는 했습니다. 손만 뻗으면 다을 사이였는데 제 팔은 끈끈한 거미줄에 붙은 것처럼 뻗어나가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물이 가득 찬것처럼 다가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잠깐만요.. 제발 절.. 바라봐주세요..
3. 슬픈 눈으로 날 바라보네요. 미안해요. 그녀는 그 말을 싫어했습니다. 변명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말은 거짓말 덩어리라고. 날 가만히 내버려 달라고.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4. 내 심장소리가 그녀에게 다았으면. 내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 속에 울렸으면. 내 눈물이 그녀의 볼에 닿았으면. 내 입김이 그녀의 머리켤을 흘렸으면. 내 손이 그녀의 어깨에 있었으면. 내 어깨가 그녀의 머리를 받혀줬으면. 내 팔과 가슴이 그녀의 머리를 감쌀수 있다면. 내 입술이 그녀의 슬픔을 막을 수 있다면. 내 손이 그녀를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5. 눈이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그녀는 집앞 놀이터 그네에 앉아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훑어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늘을 납니다. 더 멀리 더 멀리 좀더 힘내면 닿을 것 같은 하늘. 가을에 높아진 하늘은 아직도 내려오지 않았나 봅니다. 하- 그녀의 짧은 한숨과 빠져나가는 하얀 영혼. 발밑에 파헤쳐진 마음. 흩뿌리듯 날려버린.
6. 가장 힘든 것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다는 것. 돌아봐 달라고 애원할 수 없는 일. 그 자리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 같은 날 대하는 그녀. 바로 앞에 있어도 같은 거리에 있지 않아서. 손에 뻗을 그 거리에서 만질 수 없어서. 말할 수 있어도 들리지 않아서.
7. 기다리는 이유는 믿고 있는 마음 때문에. 내 울림이 언젠가는 다을 거니까. 그 거리는 좁혀질 거니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니까. 내 말에 귀기울여 줄테니까. 어렵게 이야기 하지 않을꺼야. 머리있지 않을꺼야. 거짓말하지 않을꺼야. 뛰어갈꺼야. 귓가에서 말할 거야. 지킬거야. 사랑할거야. 증명해줄께.

저도 다른 분들처럼 미스터초밥왕이나 신의물방울 같은 표현들을 쏟아내고 싶지만, 표현력이 고만고만한 관계로 음반을 들으며 생각나는 이미지를 끼워 맞춰봅니다. 그녀는 얼마나 아팠을가요. 그는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까요. 사랑했던마음이 표현되지 않아도 항상 떨리고 있는 그 무엇가라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즉흥적이고 발견이란 가치를 갖게 하는 일이죠. 뭐 이야기는 삼류덩어리 애정 소설이 되었지만, 각자 청자의 마음을 다를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모두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길 고대합니다. ^^

추신, 들으면서 동시에 적어내린거라, 오타수정은 안했으니 너그러히 이해를..
추신둘, 다른 분들의 리뷰와 비교해서 읽어보니 싼티 지대..
추신셋, 아 계속 싼티로 나아가 볼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