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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thinking

名:: 행복을 그린 화가-르누아르전

2009.5.31.

기간: 2009년 5월 28일 ~ 9월 13일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문의: 1577-8968


 누르아르전을 보고 왔습니다. 이 전시회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르누아르란 미술가의 맛배기라고 할까요. 그런데 그 단맛, 쓴맛 느끼기도 전에 쏙 숟가락을 빼버립니다. 성인 입장료 12,000원이라니, 갑자기 시립이면 시립답게 저렴하게 문화 생활을 즐기게 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사실, 내용이 허하니, 딴 생각이 나더랍니다) 음악도 미술도 춤도, 예술이랍시고 돈을 이렇게 들고 가는데, 왜 가난한 미술, 음악쟁이들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확실히 색상 선택면에서는 마티즈와 다른 아름다움을 지녔습니다. 마티스가 화려함으로 무장했다면, 르누아르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비단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대신, 우리가 티뷔에서 봐온 르누아르의 대표작들은 찾기 힘듭니다. 눈에 띄는 작품도 두세점 정도. 워낙 까막눈이라 좀 임팩트있는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르누아르의 힘이 잘 느껴지지 않아 아쉽더군요. 그렇다고 르누아르가 그림을 못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초상화에 열중 했을 뿐이죠. 대신 유화보단 수채를 그랬으면 어땠을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습작으로 나온 수채화를 보는데, "참 잘그린다."라고 저도 모르게 말하게 되더랍니다. 유화 외에 다양한 작품들이 있는데, 좀 마음에 안드실 겁니다. 시대적으로 유화가 조명 받는 시기였기 때문이겠죠.

 어쨌든 초기 인상파였던 르누아르는 생애내내 점묘법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기법을 유지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가 주력했던 초상화 주변부는 카메라를 아웃포커스 한 것처럼 흐릿하게 표현했습니다. 빛이 산란하는 것처럼 말이죠. 어쨌듯 그의 초상화와 여자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그를 대가의 반열에 올려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여성에 대한 사랑스러운 표현들은, 고금을 통털어 제일이 아닐까 합니다. 샛길로 잠시 빠지자면 르누아르가 통통한 바디라인을 좋아했는데, 르누아르가 빼족 말랐기 때문에 통통한 여자를 좋아했는지도 모릅니다. 심리학적으로 그런 얘기가 있죠.

 잠깐 고민했던 인도현대미술이 르누아르전보다 오히려 재미있었지 않았을까 하는데, 대신 1층에서 하는 오감도展이 그리 재밌더랍니다. 성인 700원인 듯 한데, 특별전을 보면 무료관람이 가능합니다. 국내 현대미술도 역시 만만치 않게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결론은, 르누아르전은 그닥.. 누가 클림트전보다 더 좋다고 평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개수작부리지 마세요.